중앙컴퓨터학원

2020-03-27 18:15:49


안녕하세요, 소플입니다.

저의 초등학생 시절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제가 컴퓨터 프로그래머라는 꿈을 가지게 된 계기는

초등학생 때 다니게 된 집 앞에 있던 컴퓨터학원 때문입니다.

엄마를 따라서 당시에 유행이었던 워드프로세서, 컴퓨터 활용능력 등의

컴퓨터 관련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 학원에 등록하게 되었죠.

이렇게 얼떨결에 가게 된 컴퓨터 학원은 결과적으로 제 인생의 방향을 정해놨습니다.


사실 그전에 학원이란 학원은 조금씩 다 다녀봤습니다.

태권도 학원에서는 노란띠까지 따고 그만두고,

미술 학원에서는 그림 조금 그리다 그만두고,

피아노 학원에서는 바이엘(하) 치다가 그만두고,

그나마 오래 다닌 게 1년 정도 다녔던 검도학원이었습니다.

돌이켜보면 학원들을 다니면서 제가 크게 흥미를 못 느꼈던 같습니다.


그런데 컴퓨터 학원은 달랐습니다.

'중앙컴퓨터학원'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다니기 시작했던,

제 어릴 적 추억 속에 있는 이름입니다.

처음에 학원에 가서 가장 먼저 했던 것은 한글 타자 연습.

학원에 있는 친구들과 누가 더 빨리 치나 경쟁했던 기억이 있네요.

단순히 한글 문장을 치는 일이었지만 저에게는 꽤 흥미로웠습니다.

키보드의 버튼을 누르는 동작으로 화면에 글씨가 써지는 것.

어린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던 것 같습니다.


컴퓨터에 흥미를 붙이기 시작하면서

엄청난 속도로 배워나가기 시작합니다.

다들 하는 워드프로세서, 컴퓨터 활용능력 등의 자격증을 따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고,

제가 스스로 뭔가 응용을 해서 만드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마치 개발자들이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처럼 말이죠.

저는 파워포인트로 애니메이션을 만들어서 선생님과 친구들한테 보여주기도 하고,

엑셀로 이런저런 프로그램도 만들어보곤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원하는 배움의 욕구를 채우진 못 했습니다.

저는 '프로그래밍'이라는 것을 배우고 싶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혼자 영타를 연습하기 시작했습니다.

프로그래밍은 영어로 하니까 영타가 빨라야 한다고 생각하면서요.

당시 학원에 다니던 학생들 중에서 영타를 칠 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게다가 빠르게 칠 수 있는 사람은 제가 유일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 웃기지만,

영타를 친다는 이유로 우월감을 느끼며 다녔습니다.


당시에 제가 다닌 학원에는 프로그래밍 교육 과정이 없었습니다.

요즘 흔히들 말하는 코딩 교육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선생님을 조르고 졸라서 HTML로 홈페이지를 만드는 것을 조금 배웠습니다.

학원에서 홈페이지를 만들다가 시간이 늦어,

소스 코드를 가지고 집에 와서 밤늦게까지 코딩을 했던 기억이 나네요.

어릴 때부터 밤새웠던 것을 보면 저는 개발자가 될 운명이었나 봅니다.

(다음 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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