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W-BASIC을 배우다

2020-04-22 19:07:35


안녕하세요, 소플입니다.

지난 글에 이어서 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지난 내용이 궁금하신 분은 아래 포스트를 참고하세요~

https://www.soaple.io/post/3/중앙컴퓨터학원


HTML을 배우긴 했지만 제가 가진 배움의 욕구를 채우지는 못했습니다.

진짜로 프로그래밍 다운 것을 해보고 싶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원장 선생님을 계속 졸랐습니다.

"선생님 저는 정말 프로그래밍이 배우고 싶어요!"

원장 선생님께서는 학생이 이렇게까지 조르니 고민을 꽤 하셨던 것 같습니다.

결국에 학원 선생님을 통해서 GW-BASIC이라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저를 포함해서 프로그래밍을 배우고 싶어하는 학생들을 모아서 반을 만들게 된거죠.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괜한 고집을 부려서

학원 선생님들을 힘들게 만든게 아닌가 라는 생각도 조금 듭니다.


GW-BASIC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굉장히 기초적인 프로그래밍 언어입니다.

GW-BASIC 실행 화면

이렇게 생긴 시커먼 화면에 글자들을 입력해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입니다.

GW-BASIC을 배우게 된 첫 날,

저는 이 검은 화면을 보고 굉장히 설렜습니다.

'아 내가 드디어 프로그래밍을 배우는구나!'

라고 생각하면서 말이죠.

그렇게 시작된 프로그래밍 수업.

처음에는 코드 한 줄 작성하는 것도 힘들었지만,

배우면 배울수록 점점 흥미를 붙여갔습니다.

내가 만들고 싶은대로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는게 참 재밌었습니다.

수업이 끝나고 나서도 한참을 남아 코딩을 했던 기억이 있네요.


그렇게 저는 초등학교 때 잠깐이지만 코딩을 맛보게 되었습니다.

음식으로치자면 제게는 굉장히 맛있는 음식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맛을 즐길 수 있는 시간도 아주 잠시.

저는 어느새 초등학교 6학년이 되었고,

중학교 진학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어머니께서는 저에게 컴퓨터학원을 그만두자고 말씀하십니다.

이제 중학교가서 입시공부를 해야하니 컴퓨터학원은 그만두고,

국어, 영어, 수학을 가르치는 학원에 다니는 게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이제 막 프로그래밍이라는 것에 맛을 보기 시작한 저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습니다.


그렇게 어머님의 설득으로 저는 결국 컴퓨터학원을 그만두게 되었고,

학원을 그만두던 날 밤에 이불속에서 펑펑 울었습니다.

어린 아이가 학원 하나 그만뒀다고 우는게 어딨냐고

웃으면서 말씀하실지도 모르지만,

제게는 그만큼 소중했던 그리고 즐거웠던 순간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지금도 그때 그 순간을 떠올리면 마음이 짠해집니다.

어릴 때 신문에 난 초등학생 정보올림피아드 수상자를 보고

'나도 저렇게 정보올림피아드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마음과,

'좀 더 머리가 잘 돌아갈 때 제대로 배웠으면 지금 더 잘 했겠지?'라는 생각에

작은 후회가 밀려옵니다.

하지만 그런 후회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제가 있는 것이기도 하겠지요.


컴퓨터 학원을 그만두고 중학교 입학 전에 수학 학원을 다니게 되었습니다.

당시에도 학교 수업과는 별개로 학원에 다니는 것이 유행처럼 번져서

거의 대부분의 친구들이 학교가 끝나고 학원으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어릴때부터 학교 공부는 학교에서 하자는 주의였기 때문에,

과외나 학원에 다니는 것을 별로 좋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억지로 다니게 된 수학 학원은 결국 얼마 안가서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그때는 몰랐지만 그게 제가 마지막으로 다닌 학원이었습니다.

그 뒤로 저는 과외를 하거나 학원에 다닌 적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학원을 그만두고 저는 중학교에 입학하게 됩니다.

(다음 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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